우리에게 의미있는 것은 현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까?

 

우리가 곰곰히 우리의 유한한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죽음의 순간에서 여전히 의미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결국 내가 가진 육신, 재산은 모두 사라진다. 자신이 가진 지식들도 모두 사라진다.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사라진다. 유일하게 남는 것은 내가 남들에게 남긴 것들이다. '나'라는 것은 결국은 소멸할 수 밖에 없다. 오로지 자기자신에게 남는 것은 '내가 내가 아닌 존재들에게 무엇을 했는가'이다. 

 

삶의 올바른 태도는 결국 삶 속에서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을 위해 사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자신을 위하는 것은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이고 의미있는 삶은 올바른 삶의 태도로부터 시작되며 올바른 삶의 태도는 결국 상대를 위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죽음을 뛰어넘는 유일한 의미는 자기자신을 뛰어넘은 의미이다. 따라서 내가 아닌 상대들을 위해 살는 삶이 죽음을 뛰어넘는 의미가 된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타자를 위해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탐욕과 이기심은 무의미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깊은 내면의 영혼은 자기 자신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결국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에 대한 집착이 낳은 탐욕과 이기심의 행위들에 대해서 고통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탐욕스러움과 이기적인 것을 볼 때 불쾌감을 느낀다. (물론 무엇이 탐욕이고 이기심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 대악은 비정과 닮아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자기자신을 내려놓고 대의를 지키는 것에서 숭고함과 고귀함을 느낀다. 이것은 이타적 행위에 의미가 크다는 것을 함의한다고 생각한다.

 

'인류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이 질문을 끊임없지 놓지않고 삶을 살아간다면 나는 매순간이 찬란한 의미로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의 작은 그룹의 이익도 좋지만 결국 우리는 거대한 사회의 한 구성원이고 가장 큰 사회는 결국 인류사회다.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지구촌 사회들은 하나의 사회를 긴밀하게 이루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지구 공동체 내에서 이제 불가피하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며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해야할 시대이다. 우리가 하는 말, 소비, 쓰는 글들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매 순간 이러한 선택마다 그 결과를 생각하며 행동할 수는 없다. 그래서 철학이 중요하다. 고도의 복잡한 행위와 표현들의 연속체인 한 사람이 그것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결국 고도의 철학적 사유 체계로 가능하다. 우리의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철학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믿는 생각으로 산다면 끝없는 투쟁의 연속의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투쟁할 필요가 없으며 즐겁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면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떤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가? 수능 시험과 학교 내에서 성적 다툼을 하는 사회 문화는 제한된 자원을 치열하게 경쟁하고 투쟁해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전제는 언제나 제한된 자원이다. 하지만 정말 자원이 제한되어 있는가? 이렇게 빠르게 유동적인 세상에서 가치가 그렇게 고정되어 있을까? 가치 체계는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 무의미한 교육을 하고 있다. 무엇을 가르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게임의 룰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제한된 자원이라는 생각과 철학이 만들어낸 결과다. 좋은 것은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자원 내에서 다투고 싸워서 얻어야 한다. 정말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아주 비교육적인 철학이다.

 

가치는 유동적이고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하며 같은 것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싸우고 경쟁하며 제한된 틀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창조적인 교육은 가치가 정말 없어 보이는 것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부자가 되는 법도 그와 같다. 무가치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은 물건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같은 물건이라도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가져다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이 생산과 유통, 영업이라는 업무다. 이렇게 무질서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며 신뢰를 창조하는 일에서 진정한 부가 나온다.

 

기존 시스템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기존 시스템을 애초에 창조한 사람들은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가지지 못한 채 제한된 가치체계를 가진 사람들은 좋다고 믿는 것을 어떤 수를 써서든 쟁취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래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간에 다툼이 생기게 된다. 자신의 가난이 부자의 탓이라고 믿는 것은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심하게 말하면 비굴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을 극복할 힘과 능력이 가난한 사람에게도 있다. 그것을 믿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시스템의 장벽이 크다. 하지만 그 시스템을 넘기 위해서 수많은 연구와 노력을 하다보면 분명히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러한 기회가 꼭 찾아온다고 절대로 확신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런 흔히 말하는 시스템의 장벽을 뛰어넘는 행위는 그 정의상 우리 내면에 깊이 박힌 시스템적인 마인드로는 예측이 힘든 부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을 리스크라고 부른다. 시스템이 예측할 수 없는 부분에 진정한 자유로운 삶, 부유한 삶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안정적인 삶을 살기위해서 고군분투한다. 그래서는 오히려 결코 안정적인 삶을 살 수가 없다. 과도한 리스크는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부자들은 리스크를 싫어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자가 짊어지기 싫어하는 리스크를 해결하고 그에따른 정당한 거래 조건으로서 물질적 부를 요구하는 것이 가난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힘든 것은 가만히 놔두면 무질서하게 변하는 것들을 관리하고 에너지를 불어넣어 질서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일이라고 하는 것들이 크게 새롭고 창조적인 것들은 없다. 대부분 기존의 메뉴얼을 기반으로 관리하며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서가 생기고 나면 여유와 안정이 생기고 그러한 안정과 여유를 기반으로 연구를 하며 새로운 메뉴얼을 만들 준비를 해야한다. 

 

이것이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드는 생명의 순환, 봄여름가을겨울의 원리이다. 추운 겨울은 무질서와 같다. 그 시기는 받아들임의 시기이고 버리는 시기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세상이 가져다 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버리고 오로지 핵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핵심만 남았을 때, 봄이 온다. 

 

봄에는 추위가 점점 줄어들고 핵심만 남은 철학을 바탕으로 질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질서를 창조하고 드러나 형식을 갖추면 여름이 된다. 그러나 여름이 가진 명확한 질서는 그 명확성 만큼 취약성, 리스크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단단한 질서는 깨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깨짐은 처음에는 드러나지 않고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준다. 그래서 풍요의 가을이 온다. 하지만 가을이 지나가며 기존 질서는 무너지고 깨진다. 그래서 다시금 형식은 무너지고 핵심 내용만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겨울이 온다. 

 

겨울에는 깨진 것을 돌이켜보고 다음에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비를 하는 힘은 사실 핵심 가치, 철학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이 핵(亥)이 바로 겨울이다. 겨울은 외부가 양이고 내부가 음이다. 그래서 중심은 양이된다. 마치 주역 8괘의 감괘의 가장자리가 음이고 양이 중을 차지하는 이유다. 누구나 겨울은 보통 싫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삶의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내가 겉보기엔 음이기 때문이다. 환경은 양으로 나를 짓누른다. 그러나 그렇게 짓눌릴 수록 본질이 드러난다. 이때는 정말 자기실력이기 때문이다. 삶은 겨울에 그 진실이 드러난다. 

 

 

 

 

 

 

 

 

 

 

 

 

 

 

 

 

 

 

 

 

+ Recent posts